그는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네 허드렛일을 돕는 동네 아저씨였다. 이곳 저곳 일손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그가 있었다. 마을의 복지관인가에 있던 웹서버의 야간 관리의 담당자도 그였다. 뭐 관리래봤자, 전원이 나가면 전원 버튼을 켜고 누가 뭐가 안된다고 전화를 하면 담당자에게 연락을 하는 정도이기는 했지만.
그래서 그가 지나가면서 "%#@#$" 라고 내뱉었을 때, 나는 그만 눈 앞이 깜깜해지고 말았다. 분명 그 말은 10여년전까지 이 동네를 떠들썩하게 했던, 증거라고는 그가 범행시마다 했다던 말 한마디가 전부인 연쇄살인마가 했던 말이니까.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그가 정말 범인이라면 그는 내가 그 말을 들었다는 걸 눈치챘을까. 후들거리는 다리를 천천히 진정시키며 아무렇지도 않은 듯 그 자리를 빠져나왔다. 그리고는 미친듯이 집으로 뛰었다. 어서 문단속을 해야 해. 정말 그가 내가 그 말을 들었다는걸 안다면 나 뿐만 아니라 엄마, 아빠까지도 다 죽여버릴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집으로 돌아와서 현관문을 탁 닫는데 문에 그의 그림자가 비쳤다.
내가 잘못본걸까. 소스라치게 놀라며 뒤 돌아서는 순간 그는 내 멱살을 잡고 날 문으로 밀어 붙였다.
"너 내가 누구인줄 알지."
나는 아무말도 못하고 고개만 끄덕였다.
"네가 내가 누구인지 안다고 해서 예전에 내가 했던 일과 요즘 내가 하는 일과 연관지을 수 없다는 것도 알지? 증거는 하나도 없으니까."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나에게 순순히 협조하는게 좋을거야. 그렇지 않다면, 너도 네 가족도 이전의 다른이들과 같게 만들어 주겠어. 일단 요즘 내가 하는 일들에 알리바이가 필요하니 야간 서버일을 네가 하도록 해. 출입카드는 내걸 쓰도록 하고, 내 옷을 입고 출퇴근을 좀 해줘야겠어."
맙소사. 역시 최근의 살인 사건들도 그의 짓이 분명해졌다. 10년전의 연쇄살인마가 다시 살인을 시작했고, 나는 이제 그의 공범이 되게 생긴거다. 나는 아무 말도 못하고 그저 고개만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만약 내가 지금 그 일을 거절한다면, 나와 내 가족의 목숨은 오늘 하루를 넘기지 못하고 사라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었다. 거절을 하는 대신 생각했다. 야간 서버실은 그가 가장 오랫동안 일했던 직장이었으니 그가 아무리 완벽한 사람이라 하여도 분명 헛점이 있을 터였다. 증거를 찾자. 그가 살인마라는 증거를.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그에게 말했다.
"일... 할게요.."
PS : 이런 미스테리 스릴러한 꿈을 꾸는 바람에 잠을 잤는데도 어째서인지 피곤한 하루. 늦잠자다 점심 회식에 늦을뻔 했다 ㅋ
Posted by 지돌